수학, 과학책 리뷰 / / 2022. 10. 26. 19:11

모든 것은 이기적인 유전자 때문, 과학책 요약 <이기적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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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출처: Yes24

유전자가 이기적이니까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과학계의 영원한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오늘의 인생 책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입니다. 정말 유명한 책이지만 제대로 끝까지 읽은 사람들이 정말 없기로도 유명한 책이고 사람들이 다소 잘못 이해하고 있기로 유명한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대표적인 오해가 뭐냐면 유전자가 이기적이니까 모든 생명체는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된다는 것으로 이 책의 취지를 지레짐작하는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런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말씀을 드리면서 책 해설을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이 책을 이해하시는 데 있어서는 하나의 문장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이 하나의 명제로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이게 다 유전자가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좀 더 짧게 말하면 이게 다 이기적 유전자 때문이다. 이 말을 알아두면 이 책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이기적인 유전자 때문이다

사실 지금껏 그리고 지금도 진화학자들이 궁금해하는 현상 중에 하나는 왜 사람이나 동물이나 곤충 등 온갖 생명체들은 가끔 이기적인 행태를 보이는 걸까입니다. 또 왜 사람, 동물, 곤충 등 온갖 생명체들은 가끔 이타적인 행동도 보이는 것일지도 궁금해합니다. 쉽게 말해 진화학자들은 왜 생명체들이 어떨 때는 이기적으로 또 어떨 때는 이타적으로 행동하면서 진화해왔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했고 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것에 대한 답변으로 리처드 도킨스가 내놓은 것이 이 책 이기적 유전자입니다. 그건 다 유전자가 이기적이라서 그래 다시 말해 생명체가 때로는 이기적인 것처럼 때로는 이타적인 것처럼 행동하는 까닭은 그렇게 행동해야 유전자가 스스로를 복제하여 생존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간단한 문제입니다. 왜 우리는 좋은 배우자를 얻기 위해 동성들끼리 경쟁을 하고 결국 승자가 되려고 집착하는 걸까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해야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왜 우리는 특정 집단에 소속되어 있을 때 가급적 그 구성원들이랑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하는지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해야 무리에서 축출되지도 않고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생존해야만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전달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왜 우리는 자신의 집단과 타 집단끼리 전쟁을 할 때 본인 집단에는 이타적이고 타 집단에는 이기적이게 될지 생각해보면 이것 역시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잘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의 이기심도 이타심도 즉 둘 다 모두 유전자의 자기 복제 가능성 높이 기라는 측면으로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이 책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입니다.

왜 일벌레는 생식을 하지 않을까?

진화론의 원조 찰스 다윈은 누구나 압니다. 이 다윈이 생명체들을 연구하다 보니까 본인의 이론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법한 골치 아픈 현상을 하나 알게 됩니다. 바로 여왕벌과 일벌레의 관계입니다. 일벌레는 대부분 암컷인데 일벌레들은 신기하게 수컷을 만나서 생식을 하지 않습니다. 자기 자식을 낳지도 않고 오로지 여왕벌을 평생 모시고 살 뿐입니다.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주지 않고 오히려 여왕벌의 유전자를 증식시키는 데 도움 되는 행위만 하기 때문에 의문이 드는 부분입니다. 다윈은 이 현상을 결국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에 대해 리처드 도킨스는 이게 다 이기적 유전자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도킨스는 이 책에서 근친도라는 개념을 이용했는데 근친도는 두 개체끼리 얼마나 유전적으로 동일한지를 보여주는 척도입니다. 인간 개체끼리 쓰는 촌수라는 개념과 가장 유사하지만 똑같은 개념은 아닙니다. 이런 근친도로 계산해보니 놀랍게도 일벌레가 만약 자기 자식을 낳았을 때 그 자식과 일벌레가 보여줄 근친도보다 일벌레가 모시는 그 여왕벌이 낳은 자식과 그 일벌레의 근친도가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즉 유전자의 자기 복제 가능성 측면에서 자신의 애를 낳는 것보다 오히려 여왕벌을 모셔서 그 여왕벌이 자식을 낳게 하는 게 자신과 유사한 유전자를 복제시키는 차원에서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렇게 일벌레처럼 말이 안 돼 보이는 자기희생적인 행위조차도 이게 다 이기적 유전자 때문이다로 설명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 뜻을 정확히 이해하신 분이라면 도킨스가 과학계 그리고 과학계를 넘어서 인간의 지성계에 상당히 도발적인 개념을 제시했다는 점을 눈치채실 겁니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은 더 이상 고귀한 인격체가 아닙니다. 자유의지를 갖는 자율체도 아니고 고귀한 도덕성을 갖춘 윤리적 존재도 아닙니다. 그냥 유전자를 전달하고 운반해주는 기계나 매개체에 불과합니다. 마치 이기적 유전자가 숙주를 조종하는 기생충인 것처럼 인간은 이기적 유전자에게 조종당하는 숙주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편애하는 이유

이기적인 것과 이타적인 것을 분류해봅시다. 남극의 황제펭귄은 한 마리만 뛰어들면 물속에 바다표범이 있는지 알 수 있음에도 바다표범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물에 뛰어들기를 주저합니다. 당연히 어떤 펭귄도 희생물이 되기 원하지 않기 때문에 황제펭귄들은 누군가가 뛰어들기를 기다리거나 서로를 떠밀어버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동물의 이타적인 행동 중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뚜렷한 것이 새끼에 대한 어미의 행동입니다. 대부분의 새는 여우와 같은 포식자가 접근할 때 이른바 혼란 과시 행동을 합니다. 한쪽 날개가 꺾인 양 몸짓을 하면서 여우를 둥지로부터 먼 곳까지 유인을 하고 공중으로 날아올라서 여우의 습격을 피합니다. 어미새는 새끼의 생명을 구했지만 자기 자신은 위험에 노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동물을 유전자의 보존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 안의 생존 기계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한 부모 자식 간의 다툼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새끼들은요 협박도 할 수가 있습니다. 새끼들의 포식자를 불러들일 만큼의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부모는 새끼에게 먹이를 줘야만 합니다. 또한 여러 마리의 새끼가 있었을 때 먹이를 잘 받아먹지 못한 새끼는 다른 풍요롭게 먹은 형제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는 것과 유사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어미의 편애가 있습니다. 실제로 편애한다면 어머니가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새끼들에게 불균등하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부모의 투자는 자손 하나에 대한 투자로 다른 자손에 대한 투자를 희생시켜가면서 그 자손에 대한 생존 확률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정의되기 때문입니다. 우유의 양이 정해져 있다면 한 아이가 더 많이 먹으면 다른 아이의 사망률은 증가하는 것입니다. 모든 부모 개체는 새끼에게 투자할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현명하게 투자하려면 골고루 투자해서는 안 되고 충분한 수의 자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수의 새끼에게 투자해야 합니다.

밈의 기계인 인간

호의적 이타주의를 인간에게 적용하면 흥미로운 추측들이 많이 나옵니다. 이 책은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 자라났다고 합니다. 밈이 무엇이냐면 인간만의 능력이 모방으로 전달되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자기 복제자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웃긴 동영상이나 사진이 유행하면 그것을 모두 따라 하는 것이 밈입니다. 근데 이 밈은 살아있는 구조로 간주해야 합니다. 밈에 대한 논쟁이 많지만 도킨스는 밈에 대해 설명하면서 유전자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이려고 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화의 토대가 dna 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면요 도킨스의 밈에 대한 생각이 잘 전달된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 조차 이 책에서 밈에 관한 개념을 명쾌하게 확립하지 못했고이 책에서 설명된 밈에 관한 분량이 절대량 차원에서 결코 충분하지 않기에 밈에 대한 다른 책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시 한번 노파심을 정리해 드리자면 이 책은 어차피 유전자가 이기적이니까 인간 포함 모든 생명체는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하는 게 결코 아니고 오히려 이기적 유전자 때문에 생명체는 이기적으로 때로는 이타적으로 또 어떨 때는 역설적으로 자기희생적으로도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진짜 핵심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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