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디상을 받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은 굉장한 찬사를 얻고 있는 소설이고 우리를 보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송계의 플리처 상이라고 여기는 피버디상도 받았고 많은 이들에게 경의롭고 충격적인 책이라고 찬사를 하는 등 굉장히 독특한 책입니다. 초 중반 부분은 데이비드 스탄 조던이라는 인물에 대한 위인전인 느낌이 있지만 마지막에 극적인 반전이 있는 그런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 간단한 내용들 줄거리 그리고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 몇 개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룰루 밀러와 데이비드 조던
저자 룰루 밀러는 아버지가 굉장히 독특한 과학자입니다. 밀러는 삶에 대해서 어떠한 질서 법칙 또는 의미 자아의 중요성 이런 것들을 찾고자 하는데 아빠는 그런 건 다 없다고 저자에게 어린 시절부터 거의 세뇌적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세계는 카오스 혼돈일 뿐이고 무질서하다는 것입니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지만 절대로 우리의 노력으로 엔트로피를 줄일 수는 없으니 다 무의미하고 네가 반드시 알아야 될 건 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아버지는 자주 이야기를 합니다. 밀러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게 되어 삶을 힘겹게 살아나가는데 나중에 사랑하는 남자마저 떠나게 됩니다. 자기 자체도 불완전하고 우울한 존재인데 그나마 얻은 사랑이 떠나간 이후 밀러는 거의 좌절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비드 스탄 조던이라는 그런 인물을 알게 되는데 그는 동물학자이자 박물학자이고 명확한 신념을 갖고 자신의 연구를 아주 강하게 진행해 나가는 학자였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였던 그는 과거에 샌프란시스코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전 세계를 다니면서 모아두었던 물고기들의 표본 같은 것들이 다 박살이 난 사건이 있었는데 이에도 굴하지 않고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자신의 연구를 다시 진행해 나갑니다. 밀러의 입장에서는 질서, 법칙, 의미, 자아의 중요성 등에 대한 롤 모델이나 해답 조언을 줄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너무 필요한데 그때 데이비드를 만났고 그를 통해 삶에 대한 답을 얻어보겠다며 데이비드에 대해 연구를 시작합니다. 아주 방대하게 오랜 시간 동안 세밀하게 연구를 했기 때문에 책에서 이 학자의 일생이 나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조던의 실체
그런데 여기서 이제 반전이 나옵니다. 데이비드 스탄 조던은 자연에는 질서가 있고 계층의 명확한 사다리 구조가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 구조의 꼭대기에는 인간이 있고 그 밑에는 다양한 물고기 같은 생물들이 있을 것이고 그런 것들을 밝혀내기 위해서 연구를 하는데 이런 과학적 신념이 어긋나게 됩니다. 데이비드는 당시 유행했던 우생학에 빠져들고 맹신론자가 됩니다. 우생학이란 인간 자체를 두고 계층의 사다리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부자들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 밑에는 유전자적으로 열등한 사람들이 있고 인간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런 열등한 인간들을 거세를 시켜야 된다는 주장입니다. 매우 황당하고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불과 1960년대까지 미국 사회에서도 합법적으로 우생학의 주장이 실행이 되었고 대표적인 예로는 독일의 나치나 일본의 731 부대의 마루타 실험 등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굉장한 반전이 있는 것입니다. 위대한 과학자라 생각하고 공부하는데 과학적 신념이라는 외투를 쓴 미치광이였고 우생학을 열렬히 주장하였는 인물이었다는 것 그리고 굉장히 부도덕한 인간이었다는 것도 밝혀냅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자인 제인 스탠퍼드는 독살당하는데 정황상 데이비드의 소행이라는 것까지 밝히지만 우스운 것은 데이비드는 여전히 스탠퍼드에 자신의 동상도 있고 그의 이름을 딴 길과 호수도 있는 등 여전히 추앙받던 인물이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서 모든 것들이 다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자아의 중요성에 대한 해답
결국 동상도 철거되고 이 사람 이름을 딴 지명들도 다 바뀌는데 이 저자인 룰루 밀러는 데이비드의 생애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자아의 중요성에 대한 해답을 얻습니다. 굉장히 또 아이러니합니다. 우생학에 대해서 당시에 강제 수용소 그 경험자들 탐방을 하던 중 수용소에서 강제 불임을 당한 애나와 같은 수용자였던 메리라는 사람을 만난다. 근데 당시 수용소에서 알게 된 두 사람은 지금 노년의 삶을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면서 행복해 보이는 그런 유쾌한 생활들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저자는 이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자아의 중요성에 대한 해답을 얻는다.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 관계가 되는 것이 그들에게는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 행성에 단단히 붙잡아주는 힘일 수 있으며 자아의 중요성이라는 건 서로가 서로를 받쳐주는 그런 그물망을 만든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것이 바로 나의 의미이고 나의 중요성이 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가족이라는 그물망도 있고 연인이라는 그물망, 또 친구라는 그물망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 속에서의 가족 같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 존재의 의미이고 중요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세계에는 범주란 없다
또 하나는 이 저자는 이 여정을 통해서 영혼의 자유로움 일종의 해탈과 같은 큰 깨달음을 느끼게 되는데 세계에는 범주가 없다는 것입니다. 카테고리가 없다는 의미인데 바로 이 책의 제목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의미도 어류라는 카테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 분류학상으로도 어류라는 분류 범주는 가능하지가 않다고 합니다. 물속에 살기 때문에 어류라는 종이 존재한다면 지상에서 사는 사람들은 전부 공기류가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밀러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범주에 속박을 당했는데 이제는 범주를 부수고 나와 실제의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바로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고 그때의 느낌은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이 깨달음을 얻는 사건은 조금 독특한데 밀러 스스로가 양성애자라는 걸 느끼면서 깨닫게 됩니다. 사랑했던 남자가 떠난 후 7살 어린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스스로 상상도 하지 못한 상황을 겪으며 양성애자라는 것도 하나의 범주이고 그런 것을 깨면서 이러한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척도 뒤에는 지배자가 있음을 기억하고 하나의 범주라는 족쇄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관념적 언어적 범주들이 지배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일 수 있고 또 그것이 내 삶의 내 자유로움의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하버드 0.1%의 비밀이라는 책에서는 부정적 신호를 차단하라고 하는데 그런 주변에서 나에게 보내는 신호 신호 자체도 범주가 되는 거고 규정이 되는 것이며 그런 신호들을 차단해야지만 진정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중합니다. 과거 인류가 우생학이라는 큰 실수이자 범죄를 저질렀는데 현대에도 다른 형태로 그러한 모습은 어디서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여러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여러 면에서 우생학적 편견, 잘못된 자아, 척도, 우리의 족쇄가 되는 그런 카테고리 범주가 여전히 많이 존재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그런 족쇄가 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가 생각해 보는 그런 계기가 되었고 그 범주로부터 자유로운 이 저자가 얻었던 깨달음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주변인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그물망이 우리의 존재 의미이고 우리는 살아감에 있어서 수많은 범주들을 깨부수고 자유롭게 살아야 한다라는 메시지는 흔히 들을 수 없는 메시지라서 큰 충격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기에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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