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과학책 리뷰 / / 2022. 10. 26. 17:03

책 리뷰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의 개념을 깨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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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출처 Yes24

아인슈타인 이후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시간이 흐릅니다. 여러분이 누구든 어느 장소에 있든 시간은 동일하게 흐릅니다.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아인슈타인이라는 인물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아인슈타인 이후 현대 물리학은 우리가 시간에 대해 가지고 있던 직감이 모두 틀렸다고 말합니다. 시간은 내가 어디에 있는가 어떤 상황에 있는가에 따라 다르게 흐릅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흐르는 것도 아닙니다.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신간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통해 시간의 진실을 파헤쳐보겠습니다. 먼저 영화 인터스텔라에도 나온 현상을 보겠습니다. 쿠퍼와 브랜드가 블랙홀과 가까이에 있는 행성에 잠시 갔다 온 사이 우주선에 남아있던 동료 루빌리는 나이가 23년 더 들고 있었습니다. 질량이 큰 물체에 가까이 갈수록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때문입니다. 질량이 클수록 천체는 강한 중력장을 만들어 시공간을 휘게 만듭니다. 이 영화에서처럼 거대한 천체의 중력장 위에 있을수록 더 많은 시간이 흐르게 되어 그만큼 더 빨리 늙게 됩니다. 즉 여러분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시간은 다르게 흐릅니다.

지금이라는 개념은 우주 전체에 적용되지 않는다

가만히 있는 사람과 앞뒤로 뛰어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때 뛰어다니는 사람의 시간이 더 천천히 흐릅니다. 걸어오는 사람의 시간이 천천히 흘러 슬로 모션이 됩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안에서는 수직으로 빛이 7초 동안 일곱 번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밖에서 보면 빛은 대각선으로 움직입니다. 밖에서 본 빛의 거리를 측정해보면 10번의 빛이 왔다 갔다 해야 할 거리가 나옵니다. 즉 움직이는 우주선에서 7초가 흐를 때 바깥에서는 10초가 흘러간 겁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빨리 늙게 됩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사람들이 친한 사람에게 자주 묻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뭐 해?"라는 말입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 날을 읽고 나면 이 '지금'이라는 개념도 이상해집니다. 여동생이 프록시마 피에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빛으로 이동해도 4년이 걸리는 위치에 있습니다. 제가 망원경으로 여동생을 본다면 그건 여동생이 4년 전에 했던 일이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동생이 하는 행동은 어떤 것일까 고민해봅시다. 지금으로부터 4년 후에 관측할 수 있는 그녀의 행동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나한테는 4년이지만 여동생의 시간으로는 지구의 10년 후가 될 수 있습니다. 프록시마 피의 시공간이 더 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이미 여동생이 지구에 들어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이 미래에 속할 수는 없으니 이것도 말이 안 됩니다. 프록시마 피에는 우리의 지금과 대응되는 특별한 순간이 없습니다. 흔히 우리가 지금이라고 말할 때는 온 우주를 포함해서 말합니다. 하지만 물리학적으로 우리의 현재는 우주 전체에 적용될 수 없습니다. 현재라는 개념은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할 때만 성립한다는 겁니다. 우주는 하나의 시간 순으로 정리할 수 없는 복잡한 것입니다.

열역학 제2의 법칙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뉴턴의 법칙, 맥스웰 방정식, 아인슈타인의 공식 등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그 어떤 물리 방정식도 시간이 정 방향으로 흘러야 한다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즉 시간은 역방향으로 흐를 수 있고 그래도 우리가 배운 방정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단 물리학에서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하나의 법칙이 있습니다. 열은 차가운 물체에서 뜨거운 물체로 이동할 수 없다. 열역학 제2의 법칙입니다. 열이란 분자들이 일으키는 미세한 요동입니다. 뜨거운 물체와 차가운 물체가 만나면 뜨거운 물체 분자들이 차가운 물체 분자와 충돌하고 요동치면서 더 움직이게 만듭니다. 그렇게 열이 전달됩니다. 분자들이 뒤섞이면서 무질서도 즉 엔트로피가 높아집니다. 세상은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정리된 것은 흩어지고 유리잔은 깨지고 빌딩은 무너지는 식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구분 짓는 것은 엔트로피 이것 하나입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의 개념을 깨부수다

여기까지는 현대 과학계가 밝혀내고 증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간에 대해 풀리지 않는 것이 아직 많습니다. 과거에는 왜 엔트로피가 낮았는가 시간은 어디서 생긴 것인가에 대해 어떤 이는 그 답을 빅뱅에서 찾고 있고 어떤 이는 시간이란 환상일 뿐 이미 과거 현재 미래가 정해져 있는 것이라 답하고 있습니다. 저자 또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후반부에서 자신만의 답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의 답이 더 설득적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은 양자의 불확정성과 우리가 세상의 세부적인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 엔트로피는 상호작용과 관점에서 생긴다는 것을 포함합니다. 어떠한 철학책보다 더 근원을 다루고 있고 물리학 책이지만 다행히 공식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의 흐름, 과거와 현재, 그리고 '지금'과 같은 개념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점점 우주로 나아가고 있는 인류의 입장에서 시간 자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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