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부터 함께 해온 천문학
천문학은 인간이 하늘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가장 일찍 태동한 학문 중에 하나입니다. 선사시대의 여러 문명들은 피라미드 스톤헨지 같은 유물들을 남겼습니다. 바빌론 중국 인도 마야 같은 동서양의 초기 문명들 또한 밤하늘에 관한 많은 관측 자료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현대의 천문학은 물리학, 화학, 공학 등을 활용해서 허블 우주망원경, 전파망원경, 웹스토 망원경 등 우주를 관측하는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바로 이 망원경의 발명이 천문학이 현대 과학화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제목에서는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으로 별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지 생각해봅시다.
천문학자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에세이
오늘은 천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천문학자의 일상 그리고 천문학 지식이 함께 어우러진 천문학 에세이를 가지고 왔습니다. 저자는 무려 2019년 네이처가 달 창립 50주년을 맞아서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한 인물 심채경 씨입니다. 이 에세이라는 장르가 워낙 폭넓은 작가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직에 관한 이야기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전문성을 띠는 경우에는 오히려 독자층이 좁아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천문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요즘 도시에서는 밝은 조명 때문에 상대적으로 별이 잘 안 보입니다. 그런데 도심을 살짝만 벗어나도 반짝반짝거리는 별이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나사에서 발사를 한 화성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의 착륙 소식이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됐습니다. 이게 만약에 사람들이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였다라면 이렇게까지 보도는 안 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끊임없이 제작돼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천문학은 우리와 멀리 떨어진 주제를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우 어려운 학문이기는 합니다. 엄청난 이과적인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거를 업으로 하는 천문학자라는 직업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에 대해서 간접 경험을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어려운 학술 지식이나 전문 서적으로 나온 책이 아니고 에세이로 쓰였습니다. 천문학자로서 이론을 논한 것이 아니라 천문학자라는 직업을 가진 직장인의 이야기, 아이의 엄마로서의 자녀에 관한 생각 학생들을 가르쳤던 이야기, 자신이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과거 이야기 등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천문학자의 일상을 부담 없이 엿볼 수가 있게 됩니다. 사실 천문학자는 사람들에게 생소하고 막연한 직업입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서 일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에 대해 쉽게 풀어놨지만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꽉 붙들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는 앞서서 제가 소개한 이야기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행성 과학자가 알려주는 우주 지식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어우러집니다. 천문학자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우주에 관한 삶에 관한 다양한 사유를 담고 있습니다. 책의 표지는 복잡하지 않고 굉장히 심플한 구성이지만 한 겹 벗겨내면 전혀 다른 색상의 표지가 나타납니다. 어둠을 뚫고 우리에게 보이는 별이지만 밝은 곳에서도 별은 늘 존재한다 그런 의미 아닐까 싶습니다.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은 전문적인 이야기와 사적인 이야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 제목들입니다. 책 속에도 텍스트가 검은색과 주황색으로 같이 구성이 되어 있고 덕분에 깔끔한 구성을 보여주고 가독성도 좋습니다.
천문학자가 별을 보지 않는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아이러니 합니다. 천문학자면 대부분의 시간을 망원경을 이렇게 들여다봐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실제로는 이 행성에 관한 관측 자료가 대부분 컴퓨터로 전송이 되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이 아니라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독자들이 전혀 생각지도 않던 모습입니다. 이렇듯이 이 책은 우리가 잘 모르던 분야인 천문학 그중에도 천문학자의 일상과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학창 시절에 지구과학 수업 시간에 등장했던 이론에 매료돼서 천문학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과를 전공하게 됐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이과에 가게 될 거라는 생각도 못했을 만큼 글쓰기와 독서를 즐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과생이 되어서도 독서를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 중간중간마다 다양한 책을 예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굉장히 감성적인 글이 툭툭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특히나 우주와 부모 자식의 이야기를 어이없을 정도로 잘 짜 맞춘 파트가 있습니다. 제가 크게 공감을 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는 1977년 지구를 떠나서 우주 날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오랜 시간을 비행을 하면서 수많은 우주 관측 자료를 지구로 전송을 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해왕성을 지나 태양계를 떠나려던 차에 카메라 방향을 돌려서 지구의 모습을 촬영해서 전송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멀고 먼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습니다. 이 보이저 1호가 전송을 한 지구 사진은 너무나도 흐리고 창백한 모습이었다고 해서 이 사진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 명명됐습니다. 저자는 이 창백한 푸른 점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서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노래를 부르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아이가 부른 노래의 제목은 나는 우주 비행사입니다. 아니 그렇게나 멀리 간다고 그냥 엄마랑 같이 지구에서 살자 지구를 엄마로 보이저를 아이로 비유한 것입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소 생소하고 별만 망원경으로 보고 살 것 같은 천문학자의 삶이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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